가르칠 때도 대놓고 말하기보다는 스스로 깨닫도록 돌려 말하는 방식으로 가르쳤다. 그러다 보니 대놓고 야단을 맞는 것보다 어떤 면에서는 더 긴장되었다. 스스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깊이 고민하고 생각을 해봐야 하는 것.
여기는 좀 다르게 쳐 볼 수 있을까?
어떻게요?
왜 이 부분에서 이 화성을 썼을지 한번 나름대로 생각해서 표현해 봐. 뭐가 떠오르지?
막연한 질문에 백현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하이든이 말했다.
꼭 정답이 있는 건 아니야. 나라도 매번 다르게 칠거야. 그냥 생각나는 대로 연주해 봐.
하이든에게 레슨을 받으니 체르니에게 배울 때보다 훨씬 머리가 아팠다.
이거, 성격이 부드러운 선생님이라고 꼭 배우기 편한 것도 아니네.
지적하는 선생님보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바라는 선생님에게 배울 때 창의력과 에너지가 몇 배로 필요했다.
그래도 신선한 자극이었다. 하이든이 한 마디씩 해 줄 때마다 뇌 속에 새로운 영역이 개척되는 느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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